GIRLS und PANZER

아직 완결이 되지 않은 상태지만 일단 중간 감상을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음, 일단 ‘좋은 의미로 완전히 배신당했다’라는 느낌이네요. ^^ 사실 방송되기 전에 사전 정보들을 접했을 때 물론 전차라든가 미소녀라든가 안정적으로 보이는 제작 스탭이라든가 여러의미로 관심이 가긴 했습니다만, 공개된 PV를 보고 난 후에 오히려 기대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덕분에 시청에 대한 열의가 그리 높지 않은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냥 그렇고 그런 모에+밀리터리 테이스트의 물건이 또 나오는 거 아닌가 싶은… 그러다가 1화를 보게 된 후에 ‘어,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고, 이게 회수를 더해갈 수록 점점 제 안의 평가가 올라가는 겁니다. 그리고 블루레이를 예약하는 상황까지 왔지요.

특정 분야의 상당한 실력자가 어떤 일을 계기로 좌절하여 그 분야에 등을 돌리게 되었다가 모종의 이유로 복귀한다, 라는 왕도적인 이야기에 스포츠물 혹은 특별활동물의 테이스트가 적절하게 섞여 있다는 느낌이 좋습니다. 1쿠르이라는 점 때문에 상당히 페이스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런 빠른 전개에서도 허술하거나 구멍이 느껴지지 않도록 연출하는 면이 훌륭하다고 봅니다. 여고생들다운 커뮤니케이션이라든가 군데군데 들어가있는 개그들도 심심치 않게 해주는 장치고요.

주역인 오오와라이 고교의 생도들간의 우정이라든가 깊어지는 신뢰 등을 다루는 것과 동시에 타교와 맺어가는 관계라는 측면을 보여주는 것도 좋네요. 또 전차를 탄다는 특성상 등장인물들이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아질 수 밖에 없는데다 1쿠르라는 짧은 길이의 한계 상 개별 인물들의 개성이 부각된다거나 뇌리에 남게 만드는 게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런 약점을 특유의 방법으로 잘 보완했다고 봅니다. 우선 각 전차를 중심으로 하는 팀 단위의 개성을 부각시키고 그 안에 각 인물들에 차이점을 주는 방식인데, 이게 상당히 효과적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거기에 상당히 전형적인 캐릭터 메이킹이지만 그런 캐릭터들이 때때로 예상 외의 행동이나 생각을 보이곤 하는데, 이런 부분의 갭이 또 좋아요. 처음엔 좀 미묘한가 싶었던 캐릭터들도 보면 볼수록 좋아지고 있네요.

츳코미를 넣자면 한도 끝도 없이 넣을 수 있는 세계관과 설정이지만 그런 부분을 포함해서 웃으며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부분도 크네요. 일단 작중에서 등장인물들은 어디까지나 그 세계관에 충실하다는 점도 있고요.

전체적으로 볼 때 이 걸스&판처에서 중심 포커스는 역시 앞쪽의 GIRLS에 맞춰져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뒤의 PANZER가 단순한 장식이나 들러리 수준이 아니고 역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그 밸런스가 좋죠. 3D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TV 애니메이션에도 사용할 수 있는 가격대가 된 덕분에 개별 전차의 묘사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애니보다도 잘 표현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차와 관련된 여러 부분에서는 역시 실제와 다른 부분도 있지만 연출상 어쩔 수 없는 부분들도 있고, 작품의 설정상 변경된 부분들도 있으니 그런 면에서 충분히 전차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각 승무원의 움직임이나 내외부 표현, 전차의 거동이나 세세한 부분들에서 제작진이 충분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게 보이거든요. 솔직히 영화에서도 이거보다 나은 묘사는 쉽게 보기 힘들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

거기에 더해서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소재거리들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정말 돌려 볼 때마다 새로운 게 보이곤 하니… 그리고 이런 부분을 굳이 강조하지 않고 알아 볼 수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즐거움으로 남겨두는 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너무 매니악하거나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지식이 적은 사람들에게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니까요. 제작진들도 그런 걸 알고 원래는 있던 탄종과 관련된 대화등을 삭제하거나 하는 방향으로 간 거겠죠.(다만 이런 부분은 어느 정도 남겨두는 것도 좋았지 않나 싶기도 한 게 솔직한 심정이지만요)

현재까지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어서 생각도 안하고 있던 블루레이도 예약했습니다. 아무쪼록 잘 마무리되어서 후속작이나 미디어믹스가 활발해졌으면 하는 심정이네요.(물론 현재 만화나 소설 등은 나오고 있습니다) 프라모델계에서도 신규 유입이 적은 AFV 부문에 좀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싶기도 하고요.

NOT DiGITAL

PS. 본문에 쓰는 걸 잊었지만 음악쪽으로도 마음에 들어서 OST도 나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곡도 그렇지만, 기존 관련곡들의 선정이나 내보내는 타이밍도 괜찮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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