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난 어린 시절 본 TV 프로그램

오늘 회사에서 일을 하던 도중에 어릴 때 TV에서 본 영화와 드라마들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그 중에 비교적 자세히 기억이 나는 두가지에 대해서 두서없이 끄적여봅니다.

– 장미의 형제

원작이 소설(The Brotherhood of the Rose)이었던 TV용 영화였죠. 1989년에 제작되었고, 한국에 방송된 건 91년 12월 경… 겨우 17~18년 전에 본 거였군요. 전 더 오래된 걸로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국내 방송 제목은 저게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장미의 가시 라든가 장미의 형제들이라든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군요.

하여간 이 시기는 각종 드라마, 미니 시리즈, TV용 영화 등 미국산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던 듯 합니다. 지금은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들 중에 이런 게 거의 없죠.

주인공 형제는 각각 로물루스와 레무스라는 코드네임을 가진 비밀 요원으로 정보기관의 고위직에 있는 의붓아버지 밑에서 각종 임무를 수행하죠. 하지만 국가 안보를 위한 것으로 믿었던 일들이 사실은 단지 사병부대로 이용당한 것이라는 걸 알게되고 음모를 분쇄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고아 형제들을 이용한 프로젝트는 주인공들이 일종의 시험케이스였고 수많은 팀이 존재했고, 그런 또다른 형제들과 싸움을 벌이게되죠. 그런 와중에 동생은 죽게되고(아마 해변 같은 곳이었던 듯) 형은 죽은 것으로 위장해서 의붓아버지가 있는 일종의 비밀요원들의 성역같은 곳에 침투해서 죽인 후 아버지가 아끼던 장미화원을 폭파하는 것이 끝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보니까 그래도 꽤 상세히 기억하고 있네요. 그러고보면 가는 와이어를 이용한 교살법을 이 영화에서 처음 본 듯.(…) 그리고 이전에 봤던 드라마나 미니시리즈 등과 달리 로버트 미첨이 악역으로 나온 것도 인상깊었던 기억이 날듯 말듯 합니다.(…야)

듣기로는 국내에 소설 번역본이 출판됐었다는 듯도 한데 본 적은 없군요. 아마존에 검색해보니 아직도 VHS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DVD는 없다는 거. :-)

– 페노미나

1985년에 제작된 영화입니다만, 제가 본 건 아마 주말의 영화 공포영화 특선인가 납량영화 특선인가 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아마 1989년 쯤이 아닐까 싶고….

여러모로 유명한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영화입니다만, 어릴 때는 그런 거 알 턱이 없었죠. :-) 아무튼 어린 마음에 여러모로 인상깊었던 영화입니다. 썩은 시체와 벌레들, 사각형 모양 톱으로 목을 썰어대는 살인마에 그녀의 기형 아들 등등… 누가 아르젠토 영화 아니랄까봐 말이죠.;; 기분나쁜 분위기는 아주 제대로였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어린 마음에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음란함같은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스토리는 유명 배우의 딸이고 곤충들과 대화가 가능한 여주인공이 (아마도) 고위층 자제들만 다니는 스위스의 기숙 학교에 오게되는데, 그 지역에서는 연쇄 살인이 벌어지고… 라는 식으로 가는 이야기죠. 뭐, 지금 생각해보면 ‘이 뭥미’스러운 전개도 많기는 합니다만. 대표적으로 15살 소녀에게 여자 아이만 골라 죽이는 살인마 찾으라고 내보내는 교수니마 라든가…(먼산) 아니, 그래도 이 양반은 살인자 찾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긴 합니다만.

확실치는 않아도 전 이 주인공 소녀가 몽유병 같은 게 있다는 기억이 얼핏 있었는데, 글 적으면서 찾아보니 아니네요.;; 밤에 돌아다니는 장면을 보고 뇌내 보완을 한 거였는지, 제니퍼 코넬리의 연기가 그래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영화랑 혼동하고 있는 건지… OTL

그나저나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 영화, 꽤나 많은 코드를 가지고 있었네요. 기숙사 생활을 하는 여학원(게다가 아마도 오죠사마 학원)에다 미소녀, 흰 잠옷을 입고 밤에 복도를 배회한다든가, 뭐 기분나쁜 코드 쪽이야 산더미 같이 쌓여있고요.(먼산) 아, 잊을 뻔 했는데 게임 클락타워도 이 영화에 많은 걸 차용하고 있죠.

그런데 이 영화말고도 이것과 비슷한 분위기와 전개를 가진 영화를 봤던 것 같은데, 단순히 기억의 혼란일까요. 아르젠토가 이 영화 제작 이전에 만든 비슷하다는 서스피리아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으음.

NOT DiGITAL

“문득 생각난 어린 시절 본 TV 프로그램”에 대한 4개의 생각

  1. 페노미나는 저도 본 기억이 있군요.
    보고나서 기분은 무쟈게 찝찝했는데, 친구들과 주인공이 예쁘다는 이야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미소녀 만세)

    참고로, 이 포스팅 보기 전까진 제목이 페르소나인줄 알고 있었습니다.(……왜곡된 기억)

    1. 미소녀 만세~ 참 기분 거시기한 영화였지만 그저 그거 하나만 믿고 끝까지 봤습니다.(…)

      …내가 페르소나라니, 페르소나라니! OTL (by 페노미나)

      NOT DiGITAL

  2. 제니퍼 코넬리만 아니었다면 제 돈내고 볼리가 없는 영화였죠. 공포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저 영화에서의 제니퍼는 천사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그 이후의 행보는 좌절의 연속이지만…….
    뷰티플 마인드에서는 좀 나았나?

    1. 지금도 이 영화에서 가장 확실하게 기억나는 장면들은 거의 다 제니퍼 코넬리와 관련된 부분들입니다. 확실히 인상깊게 등장했었죠. 다만 그 이후는 말씀하신대로… 분명히 꾸준히 영화를 찍었고, 지명도 있는 작품들에도 종종 출연했지만 왠지 존재감 자체가 옅다는 느낌이 듭니다. -ㅅ-

      NOT 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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