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럼블 School Rumble

(쿠어어어~ 다 써가던 글 날려먹고 다시 쓰려니 탈력 200.6%입니다. OTL)

스쿨럼블을 처음 알게 된 건 아마존 재팬을 떠돌다(…)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서 였습니다. 전 만화잡지를 안 보는 데다, 이 때는 이제 막 단행본 1-2 권 정도가 나올 무렵이어서 관련 정보는 전혀 몰랐죠. 어쨌든 당시 스쿨럼블을 사 볼 생각은 거의 없었습니다. 표지를 아무리봐도 이건 미소녀 만화다 싶었거든요. 개인적으로 가장 경계해야한다고 하나, 믿지 못하는 카테고리가 미소녀 만화입니다. 이유야 일부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정말 재미가 없고, 전체적인 질이 떨어지니까요. 역시 작가의 역량 부족에서 오는 것이겠습니다만 스토리 텔링이나 구성능력, 연출력등이 딸리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왔으니까요. 어떤 때는 그 지옥같은 에로만화판 보다도 더 지뢰밟을 확률이 높은 건 아닌가 라는 생각조차 종종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스쿨럼블도 유보 상태로 미뤄두었죠.

그러던 중에 차츰 스쿨럼블에 대한 평가를 접하게 되는데,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상당히 괜찮은 평을 받더군요. 결국 1권을 보게 되었고, 그 결과 신나게 웃으면서 뒹굴었죠. 🙂 그리하여 계속 보기로 결정하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 때는 이렇게 빨리 애니화되고 크게 성공할 줄은 몰랐죠.

사실 스쿨럼블도 얼마든지 단점으로 작용할만한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우선 스토리를 중시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스쿨럼블의 스토리는 1권에서 한발자국도 안 나가고 있는 말 그대로 정체된 만화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면적인 캐릭터들. 이건 미소녀 만화나 요즘 일본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겁니다만 말 그대로 기호화된 캐릭터들이라고 할까요. 기호화로 치닫다보니 단어 몇개만 나열하면 그 캐릭터에 대한 것이 모두 나와버리는 거죠. 뭐, 중요한 건 이런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요소들이 이 작품에선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점이겠습니다만.

이제와선 ‘스토리 진행이 안된다’ 라기보다는 ‘커다란 스토리는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라고 생각하는게 맞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지금까지 스쿨럼블에선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고, 캐릭터들도 증식중입니다만 기본적인 이야기 자체는 1권에서 진행된게 없습니다. 1권에서 확립된 구도를 토대로 캐릭터들이(특히 하리마와 텐마)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독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있는 것, 이것이 지금까지 계속 반복되어 온 것입니다. 여기에 계속 늘어나는 서브 캐릭터들이 얽혀들면서 러브코메의 맛을 첨가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스타일은 차칫하면 읽는 사람들을 질리거나 피곤하게 할 수 있습니다만 작가의 개그 센스, 계속 변화하는 인물들의 비중과 에피소드의 초점이 이걸 방지해주고 있다고 할까요. 워낙 캐릭터들이 늘어나고 비중들이 변화하다 보니 애초의 구도는 이제 무너진게 아닌가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글쎄요,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카라스마 관련 이야기들이나 이런 점을 볼 때 여전히 초반에 확립된 구도는 단단하고 당분간 큰 변화는 없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이군요. 아무튼 이런 캐릭터들이 좌충우돌하며 벌이는 개그와 매번 중심이 되는 인물이 바뀌는 전개로 텐션 저하없이 작품을 잘 끌어오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각 캐릭터들의 비중과 포커스가 등장인물들의 평면성을 어느 정도 덜어주는 역할을 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이미 확립된 캐릭터들에 조금씩 다른 모습이나 요소들이 추가되거나 비춰지면서 좀 더 생동감을 주고, 매력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거죠. 이제와선 개그가 기반이되고 에피소드 중심의 이 작품에선 개그프로의 등장인물들처럼 알기쉽게 기호화된 캐릭터들이 더 어울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 세뇌된건가. OTL)

어쨌든 모든 걸 제쳐두고 스쿨럼블 최고의 장점이라면 편하게 웃고 즐겁게 뒹굴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겠죠. 이 점에서 스쿨럼블은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작가가 지금의 센스와 텐션을 유지하면서 종결 때까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하길 바랍니다.

NOT DiGITAL

PostScript. 박애주의의 기치 아래 모든 여성 여성 캐릭터들을 지지합니다! (에헴) 그래도 굳이 꼽아보자면 사라, 에리, 미코토, 야쿠모, 카렌, 이토코, 타에, 요우코(무순) 등등을 지지합니다. 물론 여기에 언급안된 캐릭터들, 특히 조연들도 모두 좋아합니다만 일단은….

PostScript2. 그나저나 생일이 하나이랑 완전히 일치하는군요. OTL 그나마 혈액형은 다르지만… 설마 저주같은 건 아니겠죠. -ㅅ-

15 thoughts on “스쿨럼블 School Rumble”

  1. 확실히 캐릭터가 하렘물의 그것에 맞춰져 있는 건 사실인데, 의외로 전개에서는 하렘물의 냄새를 거의 안 풍기는 터라 반감이 좀 희석되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처음에 캐릭터만 보고서는 코웃음을 쳤지요.

  2. 초기에는 짧은 에피소드 중심이었는데, 최근에는 큰 이벤트 중심으로 흐르는것 같네요. 6권의 체육제나 8권 분량도. 그래도 이런 식으로 캐릭터를 살리는것도 좋아합니다..

  3. to 시대유감님 // 사실 하도 미소녀 만화들은 ‘왜날ㅤㅂㅞㄺ’스런게 많아서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의심을 품게 되죠. -ㅅ-

    to skan님 // 그렇죠. 에피소드의 볼륨은 커져도 여전히 큰 스토리 전개와는 무관하다는게 참으로 스쿨럼블틱합니다. 🙂 캐릭터들 노는 걸 보는 맛이죠, 이 작품은.

    to 레고군님 // 글쎄요, 저 자신은 특이하다기보다는 흔한 캐릭터들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워낙 기호화의 조합이다보니… 그래도 캐릭터들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to 폴리시애플님 // 그 개그 센스와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좋죠. 아무튼 즐거운 작품이니만치 끝까지 잘 마무리짓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to Devilot님 // ….그렇긴 하죠. 하나이 정도면 준수한 남자죠! (바로 회복) 아니, 이마돌이와 같은 생일이었으면 이미 목 매달았을지도 모릅… 쿨럭… (그렇잖아도 혈액형은 같은데;;)

    NOT DiGITAL

  4. 뭐랄까 대놓고 스토리 진행은 더디고 어떻게든 시트콤풍으로
    갈거예요…란 느낌이 몽실몽실한 애니메이션에 트집잡으면
    제가 쪼잔해보이는것같아 거식하더군요.

  5. 저같은 경우엔 하리 맥켄지(‘하리마 켄지’가 아니라)와 생일이 같더군요. …무슨 영문이지 도데체. (혈액형은 다르긴 합니다만)

    그나저나 카라스마는 최근 연재본들에선 꽤 자주 나오더군요. 과연 이번에는 텐마와 진전이 있을지 어떨지…

  6. to ThePaper님 // 아예 애초에 스토리는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어진 작품으로 보이니까요. 어쩌면 이런 스타일이 하나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도 모르죠.

    to 바람조각님 // 절대 하렘물은 아니죠, 🙂 작가의 츳코미는 어떤 형태로든 애니에서 재현되었길 바랬는데, 스폰서 고지 때만 나와서 좀 아쉽습니다. ^^

    to 아인님 // …..해리 맥켄지입니까. (먼산) 그러고보면 카라스마, 서바이벌 게임 에피소드에선 꽤 활약했죠.

    to 키키모라님 // 이젠 아예 처음부터 작품 의도 자체가 그랬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해리 맥켄지는 정말 등장합니다. (먼산)

    to 진진님 // 에리파 아시군요. 전 박애주의라서….(…단어 의미가 틀리지 않나?!)

    to 서튼님 // 즐겁게 해준다는 건 만화가 거둘 수 있는 최고의 성공 중 하나일테니까요.

    to Luu13 // …아키바를 방황하는 불량 교환학생이군. 결국 만들었나. 아무튼 수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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