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플레이는 플레이 시간이 극히 짧기에 이번 글은 캠페인 싱글 플레이에 대해서만 적었습니다.)
메달 오브 아너의 신작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솔직히 시큰둥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MOH 시리즈는 갈수록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게 역력했고, 개인적으로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기에(특히 결정타를 때린 게 에어본. -_-)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이었죠.
그러다가 단순히 속편이 아니라 시리즈의 리부트를 한다라는 이야기와 각종 정보들을 보고 있자니 또 뭔가 기대가 되기 시작하더군요. 각잡고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기분으로 만들어준다면 괜찮은 게임이 나와주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거 말이죠. 그리고 일단 엑박360판을 예약하고 기다렸지요.
그리고 오늘 싱글 플레이 엔딩을 봤습니다. (싱글 플레이에 대한)결론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충실한 게임이 나와줬고, 후속작 역시 기대가 된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감탄하게 되는 부분은 사운드가 아닐까 싶네요. 총성부터 탄착음과 공기를 가르는 소리에 헬기 로터 소리, 차량 엔진 등 각종 효과음의 퀄리티가 정말 높습니다. 요즘의 FPS 게임들이 대체로 사운드 부문에 신경을 쓰긴 하지만 이 정도에 도달하는 경우는 아직 못 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싱글 제작사인 Danger Close에서 사운드에 상당한 공을 들인 건 유명하죠.
그리고 뛰어난 고증. 총기나 장비 및 군복 등의 고증이 훌륭한데다 상황에 적합한 무기와 장비를 들려주는 것도 그렇고, 총기 조작 부분이나 기타 소소한 곳의 디테일이 뛰어납니다. 거기에 무전과 대화 내용이 사람을 즐겁게 해줄 정도로 적절합니다. 군사용어나 미군 속어의 사용도 적절하고, 상황 변화에 따른 무전과 대화 라든가 현재 부대 움직임에 따른 상황 체크와 상호 경고 등등… 거기에 동료들의 움직임(룸 클리어링이라든가 인질 구출 후 몸수색 등등)이 전술적으로 적절하죠. 더불어 동료들의 모션도 좋고 사격 솜씨나 동작이 훌륭합니다. 철저히 엄폐물을 따라 이동하고 은폐나 상호 엄호에 신경을 쓰는 등등… (다만 이렇게 하급 제대 수준에서는 고증이 뛰어난데 비해 지휘부 묘사가 엉성한 면이 있습니다. 좀 비현실적인 부분들도 보이고 말이죠.)
이런 여러 부분들이 합쳐져서 싱글 플레이시 상당한 몰입감과 현장감을 갖게 해 줍니다. 시야도 그런 면을 고려해서 짜여져 있고, 미션 구성 역시 실제 작전 수행과 유사하게 되어 있으며 이것들이 연결되어 각각 해당 부분을 체험하며 진행되는 측면이 강합니다. 제작사에서도 실제로 작전을 수행한 병사들의 체험에 가깝게 하려고 했다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게임의 아프가니스탄, 아나콘다 작전을 베이스로 구성했고 실제로 게임 중에 유사한 상황이 꽤 많이 보여집니다. 물론 게임이니 만큼 스토리 자체는 가상이고 세부 역시 상당수 다르죠. 더불어 세계 설정 자체도 현실과는 좀 다른 가상의 세계로 보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상황(탈리반의 전력이라든가 기타 등등)도 그렇고 실제와 다르게 설정된 부분들이 상당수 있어요.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만 물론 아쉬운 부분들도 있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XBOX360판을 기준으로 그래픽 적으로 아쉬운 부분들이 보입니다.(폭발 효과와 광원 효과 라든가 텍스쳐 질 등등) PC판의 영상을 볼 때 괜찮았던 걸 보면 게임기 쪽의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외 FPS에서 자주 보이는 버그들, 예를 들어 허공에서 적들이 갑자기 스폰된다든가 물리엔진 적용 미숙에서 오는 이상 현상이 좀 보입니다. 그 외 특정 조건 하에서 진행이 안되는 버그도 있었고 저도 한 번 당했습니다.(체크 포인트가 아니라 그 레벨 전체를 다시 시작하면 해결됩니다;;) 동료 AI는 괜찮은 편이지만 플레이어가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경우 이상을 일으킬 여지가 있고요.
앞서도 이야기했습니다만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시켜준 작품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모던 워페어 시리즈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처지긴 한데, 기본적으로 이 둘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모던 워페어가 블럭 버스터 액션 영화와도 같은 스탠스라면 이쪽은 차라리 다큐멘터리나 논픽션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향성 차이는 생각보다 게임 상에서 받는 느낌이나 접근성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볼 때 이 두 시리즈의 팬층은 겹치는 부분은 있어도 서로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아무튼 이번 MOH의 싱글 캠페인은 현대전, 그 중에서도 특히 특수전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상당히 만족할 만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MW와 이번 MOH 양쪽 스타일 모두 좋아하기에 두 시리즈 모두 앞으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NOT DiGITAL
PS. 현재 PC판 구입을 고려 중입니다. 고 퀄리티 그래픽으로 싱글과 Tier1 모드를 플레이 하고 싶어서요.(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