きゆづき さとこ, 棺担ぎのクロ。~懐中旅話~ 1~2, 芳文社, 2006~2007
온통 검은색 차림의 소녀가 커다란 모자를 쓰고, 커다란 안경을 끼고, 커다란 외투로 몸을 감싼 채 관을 어깨에 메고 검은 마법을 쓰는 마녀를 찾는 여행을 합니다. 길동무는 의미심장한 이름을 가진 검은 박쥐.
연재되는 잡지 특성 상 4컷 만화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일반적인 만화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이런 형태의 작품들이 최근에는 꽤 많지만 이 작품은 더욱 더 그런 경향이 강하다고 하겠습니다.
키유즈키 사토코의 만화를 보게 되면 가장 먼저 인식하게 되는 건 역시 그 그림일 겁니다. 퀄리티 높은 그림에 검은색을 기조로 한 분위기라든가 디자인 센스, 컬러 사용 센스 등등, GA 예술과 아트 클래스에 관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완성도 높은 그림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관지기 쿠로에서는 이야기의 분위기에 맞춰 동화책과 같은 느낌을 내주는 스타일 역시 좋구요.
그리고 이런 그림의 뒷받침위에서 나온 구성이나 이야기의 만듦새가 좋습니다. 쿠로가 마녀를 찾는 정처없는 여행을 하면서 여러 도시와 마을을 지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가 전개되죠. 상당히 부드럽게 전달되는 이야기지만, 그 기저에 깔린 것들은 상당히 무거운 것들이 많습니다. 밝기만 한 것도 아니고, 무겁기만 한 것도 아닌 밸런스가 잘 잡힌 상태로 전개된다고 할까요. 이런 면은 작가의 다른 작품인 GA 예술과~ 에서도 볼 수 있는데,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는 관지기 쿠로보다 훨씬 밝습니다만 그저 웃음만 있는 그런 작품은 아니었죠. 여러모로 복선을 깔아두고 활용하는 방식도 그렇고요.
여러면에서 완성도가 높았던 1권이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받은 임팩트는 역시 2권이 훨씬 앞서는군요. 전체적으로 1권이 현재의 쿠로 이야기가 주라면 2권은 과거 이야기가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쿠로와 센이 처음 여행을 떠날 무렵의 이야기, 안경을 쓰게 된 이유, ‘검은 여행자’를 만나 커다란 모자를 얻게되는 이야기, 그리고 같은 저주에 걸린 ‘모-‘와 만나게 되고 관을 등에 짊어지게 되는 이야기 등등. 물론 1권이라는 배경이 있었기에 2권의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겠습니다만. 특히 모-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이야기의 분위기에 걸맞게 한층 더 어두운 분위기와 강렬한 흑백 콘트라스트, 데포르메된 그림 스타일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무거운 배경과 이야기지만 그 와중에도 개그 센스와 비교적 밝은 에피소드들로 그저 무겁지만은 않은 적절한 밸런스 감각이 좋고, 읽고 나면 어딘가 애절함이랄까 애틋함이 남는 작품이죠. 인간에 대한 연민의 시선을 유지해나가면서 절제된 표현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마음에 듭니다. 등장 인물들 역시 마음에 들고요.
높은 퀄리티의 그림과 센스, 잘 만들어진 이야기 등등 여러모로 현재 일본 4컷 만화 중 톱 클래스에 넣기에 손색없는 작품이랄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저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보고있고 마음에 든 만화이기도 하고요. 원래 6월 중에 3권이 나올 예정이었습니다만, 연기가 됐네요. GA~의 애니화와 관련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한데, 어서 발매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NOT DiGITAL
PS. 라이센스로는 1권만 나와 있네요. 꽤 예전에 나온 걸로 기억하는데 2권은 발매 예정이 없는 걸까요.
PS2. 니쥬쿠와 산쥬라든가 하카세 등의 번역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리고 가장 큰 건 역시 ‘센’. 2권을 보면 이 ‘센’이라는 이름은 중요한 키워드인데 말이죠.
PS3. 쿠로에게 모자를 건네주는 검은 여행자. 얼굴은 개인데 작중에서 가장 멋진 남자 캐릭터.(…)
PS4. 1권에서는 몰랐습니다만 2권까지 보고 나니 박쥐 ‘센’은 아주 훌륭한 남자였습니다. >.</
PS5. 쿠로에서도 그렇고, GA에서도 그렇고 키유즈키 사토코 작품 속의 여자 캐릭터들은 다들 마음에 드는군요. 그나저나 주인공은 전부 커다랗고 둥근 안경 착용자.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건지. ^^;
PS6. 작가가 몸이 그리 건강하지 않다는 루머가 있던데…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