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가 일종의 주인공 역할을 하는 작품을 말할 때 사람들이 보통 첫번째로 드는 것이 TV 시리즈 에어울프입니다만, 전 이 블루 썬더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1983년작인 이 영화를 전 TV에서 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국에서 몇년도에 방영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아무튼 상당히 어린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지금 다시 보게 되면 이 영화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리게 될지는 의문입니다만, 당시 어린 소년이었던 제게는 상당히 인상적인 영화였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일단 당시 기준으로 헬리콥터들이 정말 멋지게 찍힌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 주역인 블루 썬더(SA340을 개조해서 만든 가상 헬기)의 첫 등장 장면부터 시작해서 시가 비행이라든가, 전투 장면들도 그렇고 상대편의 헬기들까지도…
거기에 지금 봐서는 전혀 대단하지도, 새롭지도 않지만 당시로서는 ‘오오~’라고 할 만한 기술들이 표현되어 있었다는 점이나, 푸른색 동체에 넓은 조종 공간과 특이한 좌석 배치를 가진 칵핏에 그걸 둘러싼 다면체 형태의 캐노피라든지 소년이 좋아할 만한 건 다 들어있었죠.
죠스 시리즈에서도 주인공을 맡았던 로이 샤이더가 주연이었고, 말콤 맥도웰이 악역으로 그 반대편에 서서 연기했던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한 때 헐리우드 영화의 단골 주인공 설정이었던 월남전 참전 군인 출신이었습니다. 헬리콥터 파일럿으로 복무하던 군에서 나온 후 LA 경찰 헬리콥터 파일럿으로 일하는 주인공은 올림픽을 앞두고 대 태러 목적으로 새로 제작된 블루 썬더의 파일럿을 맡게 됩니다. 그러나 블루 썬더의 제작에는 사실 커다란 음모가 있었고 거기에 휘말려 신참 동료도 잃고 쫓기는 입장이 되지만 끝에는 정의가 승리한다, 라는 오소독스한 이야기.
물론 그 와중에는 헬리콥터를 동원한 여러 전투 장면이 등장하죠. 블루 썬더로 경찰 헬기들을 발라 버린다든가, 블루 썬더로 경찰차를 발라 버린다든가, 블루 썬더로 F-16이 날린 사이드와인더를 시가지에서 지형지물을 이용해 피하고 역관광시킨다든가, 최종 보스의 500MD와 불타는 싸움을 벌인다든가 말이죠. 🙂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역시 마지막에 블루 썬더를 파괴하기 위해 철로 위에 착륙시키고 걸어오는 주인공의 뒤에서 기차에 치여 블루 썬더가 불타오르던 장면이었습니다.
아무튼 어린 제 마음에 깊숙히 각인된 영화였죠. 그리고 소년은 카피판이 분명한 아이디어제 블루 썬더 프라모델을 만들기도 했고 말이죠. ^_^
갑자기 블루 썬더 이야기를 꺼내게 된 건 몇주전에 일본 쪽 웹진에서 블루 썬더 다이캐스트 모델이 출시된다는 기사를 봤기 때문이죠. 발매원은 오거닉, 스케일은 1/32로 전장 350mm, 가격 1만5540엔이라는 상당한 대물인데 이걸 보면서 ‘오오~’하는 반가움과 동시에 이런 아이템까지 발굴해야 할 정도인가, 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지요. 추억의 아이템이라는 점에선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과연 몇대나 팔리려나 라는 것도 있고…. 하기야 드림 머신 프로젝트라는 기획의 플래그십 모델로 내는 모양이니 단순한 개별 상품이 아니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겠군요.
어쨌거나 저 기사 덕분에 블루 썬더에 대한 기억을 다시 한 번 되살려 보고 포스팅도 하게 됐네요. 계기가 된 다이캐스트 모델 자체는 끌리지 않는 건 아닌데, 지금의 지옥같은 환율에선 뭐…(먼산)
NOT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