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D를 처음 접한 건 OVA판이 발매되고 난 후 였습니다. 사실 READ OR DIE라는 제목을 보고 도무지 알 수 없는 물건이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가 OVA판 오프닝을 보고 난 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했죠. 그리고 본편을 보기 전에 오프닝만 봤을 때는 요미코에 대한 굉장한 오해를 하고 있었기도 한데 이건 이번 글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이 R.O.D 덕분에 그 때까지는 별 관심도 없던 라이트 노벨도 읽기 시작했죠. 그 때 처음 손대기 시작한 게 R.O.D하고 풀 메탈 패닉. 이런 식으로 여러모로 영향을 준 ROD OVA판이고 그 OVA를 보게 된 계기가 된 것이 앞에도 말했듯이 오프닝입니다.
감각적인 영상도 물론이었지만 오프닝에 사용된 곡이 인상깊었어요. 구닥다리 스파이물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이건 영상도 한 몫 했고) 귀를 붙잡는 뭔가가 있었다고 할까요. 그 후 본편에서도 이와사키 타쿠가 작곡한 BGM들은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항상 OST를 구입하게 되는 건 필연적인 일이죠.
레이블은 SME Visual Works. SME야 물론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죠. 수록된 곡 수는 14곡.
역시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온달까 ROD하면 떠오르는 곡은 물론 2번 트랙의 ‘R.O.D.のテーマ ~opening version~’ 입니다. 짧으면서도 함축적으로 R.O.D OVA판을 상징한다고 할까요. 물론 13번 트랙 R.O.D.のテーマ ~long version~ 역시 같은 멜로디 라인을 가지면서 많이 쓰이기도 하기 때문에 비슷한 느낌을 받죠.
그리고 자주 듣는 곡 중 하나는 역시 12번 트랙 ‘すべての叡知を英国へ!’ 악당들의 주제가 다운 분위기가 아주 좋죠.(…야) 참고로 정수君님 집에서 Axis&Alies 플레이시 영국 테마곡.(…..)
릴리엔탈과 아파치 편대가 전투 중에 쓰인 9번 트랙 比類なき乱舞,空が狭すぎる 도 마음에 드는 곡입니다. 12번 트랙의 메인 멜로디로 진행되다가 긴박한 템포로 넘어가는 부분이 꽤 말이죠.
3번 트랙 書を愛して狂う者曰く,”紙は常に我らと共に”은 요미코의 테마 라는데… 아니 물론 쓰인 부분이나 타이틀을 봐도 맞겠지만, 요미코에게 좀 어울리지 않게 깨끗하고 화사하고 영롱한 느낌의 곡인지라…물론 곡은 좋아요, 좋다구요. 아, 물론 전 요미코를 좋아합니다, 좋아하구요.(먼산) 그리고 3번 트랙과 한 세트가 되는 게 14번 트랙 女たちの魂,束の間にて安らぎ,のちに……이겠죠. 3번 트랙의 현악기 버전이니까요. ROD OVA의 여운을 즐기기에 어울리는 곡이라 할 만 합니다. 사용된 부분들도 그렇고 곡의 분위기도 그렇고 말이죠.
그러고보면 일본 쪽 사운드트랙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거긴 하지만 웅장함을 내려고 하는 곡들도 역시 미국 쪽에 비교해보면 작고 세밀한 웅장함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어요. 이런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압도하는 웅장함이라면 역시 미국의 영화 쪽 사운드트랙이 너무 잘 표현한다고 할까요. 지향하는 바도 틀리고 지금까지 해온 게 다르니 당연하다면 당연합니다만 말이죠.
아무튼 다시 들어봐도 상당히 괜찮은 앨범입니다. 시간이 되면 보다가 중단했던 TV판도 제대로 보고, 사운트트랙도 들어보고 싶긴 한데, 과연 언제쯤이나 가능할런지 말이죠. -ㅅ-
NOT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