パラッパラッパー
1996년 12월, 그러니까 제가 수능을 본 후 고교 마지막 겨울을 보내던 그 무렵 발매된 이 게임은 그 때까지 보지 못했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접했을 때의 생소한 느낌과 더불어 ‘이런 식의 게임도 있을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던게 기억납니다.
게임의 방식은 지극히 간단했습니다. 랩의 리듬에 맞춰서 선생님이 제시하는 버튼을 타이밍 맞춰 그대로 따라 누르는 것.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 겁니다. 그것도 굉장히. 당시 파랏파 더 랩퍼가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인기를 끌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에서는 확실히 히트를 했고 제 친구나 지인들도 열광했던 건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확고히 자리잡은 음악게임, 혹은 리듬게임이라는 장르를 선도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게임의 역사에서도 의미있는 타이틀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 작품은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첫번째는 뭐니뭐니해도 음악이겠죠. 프로듀서도 겸한 松浦雅也씨가 담당한 음악은 지금 들어도 멋집니다. OST를 다시 들어봐도 랩의 흥겨움은 여전하고 스테이지별 가사 같은 것도 센스가 느껴지거든요. 게다가 자막 선택도 가능하고. 그 외 각종 BGM을 포함해서 음악을 주제로 한 게임다운 완성도가 아니었나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비쥬얼적인 측면. 로드니 앨런 그린브래드씨가 디자인한 귀여우면서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우선 눈길을 끌고, 3차원 세계에 캐릭터들은 종이인형같은 2차원으로 표현된 것이 또 좋았다고 할까요. 이게 게임의 분위기나 음악들과 맞아떨어져서 굉장히 어울리는 겁니다. 거기에 캐릭터라는 측면에서도 잘 만들어졌음은 물론이고요. 주인공 파랏파의 말버릇인 “I got a believe!!”라는 말은 저도 한 때 입에 붙이고 다녔었죠. 🙂 그리고 저를 포함해서 친구들이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는 첫 스테이지의 스승인 다마네기 선생님이었습니다. ^^
그리고 이런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이용해 처음부터 끝까지 한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임의 스타일, 그리고 분위기를 점차 고조하게 만들면서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그걸 발산하게 하는 연출도 좋았고요. 보고 있으면 웃음짓게 만드는 코믹한 부분들도 좋았음은 물론이고 말이죠.
파랏파 더 랩퍼가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이후 같은 PS로 음 재머 라미, PS2로 파랏파 더 랩퍼 2가 등장하게 되죠. 파랏파 더 랩퍼 2의 경우는 플레이 못 했습니다만, 음 재머 라미의 경우 역시 굉장히 즐겁게 플레이한 작품이었습니다.
지금의 음악 게임을 선도한 게임인 동시에 지금 플레이해도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이 저렴한 PSone Books 시리즈로 나와 있기도 하니 아직 접하지 못했던 분들이라면 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그리고 OST 역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랄까요. 무엇보다 이 게임을 하고 나면 OST가 가지고 싶어지거든요. 🙂
NOT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