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스 헤이즈, 부기팝 코믹스판을 그렸던 타카노 마사유키가 현재 전격대왕에 연재중인 작품입니다. 현재 2권까지 출간된 듯 한데, 제가 본 건 1권까지죠.(skan님의 지적으로 확인해보니 2권 발매는 7/27일 입니다. 현재로선 1권까지만 출간된 것이 맞습니다.) 사실 크로노스 헤이즈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그리 취향에 맞지 않았고, 부기팝의 경우 원작인 소설판을 보다가 그만둔 상태인지라 코믹판은 아예 보지 않았고요. 따라서 작가를 보고 보게된 작품은 아니고 표지를 보고 끌렸던 데다 지인들의 추천도 있고 해서 한 번 읽어 보게 된 것이죠.
간단한 내용은 누나를 흡혈귀에 잃고, 그때 입은 상처로 눈에 조금 특수한 능력이 생긴 청년 쿠로에, 아버지를 잃은 흡혈귀 소녀 미사키, 영능력을 가진 과학경찰연구소 소속의 사이노메, 이 세 사람을 중심으로 그들의 일상과 오컬트가 섞인 사건들의 이야기랄까요. 특히 이야기에 중심에 서 있는 건 동거하고 있는 쿠로에와 미사키겠죠.
사실 흡혈귀 이야기 라든지 탐정 겸 작가인 청년과 소녀의 동거, 특수한 능력과 격투기술 등등은 이젠 결코 신선한 소재들이라고 할 수는 없죠. 아니, 신선하다기보다는 진부한 느낌을 먼저 받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그냥 그렇고 그런 작품인가, 라는 점에선 저는 아니라는 쪽이로군요.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을 보면서 저런 소재들 때문이 아니라 만화 자체를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이유가 있더군요. 작가가 이전에 동인지로 그렸던 이야기를 가지고 다시 다듬어서 연재하는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떡였죠. 예전에 그 동인지를 볼 기회가 있었거든요. 아마 그 기억이 남아 있었던 듯…
아무튼 위에 말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재료겠죠. 그걸 가지고 어떤 분위기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어떤 만화가 생기느냐는 천차만별일테니 말입니다. 작가도 그 점은 잘 알고 있을테고 말이죠.
그래서 이 BLOOD ALONE 이라는 작품에 대해 말하자면 어두우면서도 음울하지 않고, 원색이 아니면서 담담한 그런 분위기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미사키와 쿠로에의 일상 생활과 오컬트 적인 사건들이 엮여나가는 게 재미있고, 아마 큰 줄거리 역시 이런 전개로 풀려 나갈 듯 하군요. 거기에 더해서 그림이라는 측면에서도 여러모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미사키가 사는 집이나 가구 등등이라든지, 표지의 색채 사용 같은 걸 봐도 말이죠. 거기에 1권 후반부의 CLASP YOUR HAND 챕터에서 보이는 컷을 사용하지 않은 구성 등도 마음에 들고요.
아마 표지를 보고 마음에 들었던 분들이라면 사서 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작가가 지금의 분위기를 유지해 나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 주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미사키와 쿠로에의 일상이든, 혹은 불사의 생명이나 비일상적인 존재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이든 말이죠.
그나저나 전격대왕의 경우는 가끔씩 생각지도 않게 건지게 되는 만화들이 있어서 참… 🙂
NOT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