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chase

플레이할 당시에는 그냥 아무생각이 없다가 한참 후에 ‘아, 그 게임이 꽤 괜찮은 놈이었을지도…’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작품이 바로 Skychase입니다.

Skychase는 과거의 명가(…이 수식이 붙는 제작사가 너무 많구나..–;) Maxis가 개발하고, 역시 과거의 명가(…) Broderbund가 퍼블리쉬한 1990년작 게임입니다. 당시 국내에서도 꽤 돌았던 게임인지라,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을 듯 한데 말이죠.

이 게임의 특징이라면 역시 화면이 양쪽으로 분할된 상태에서 플레이되는 2-Player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었다는 것이죠. 장르는 무려 플라이트 슈팅… 아니, 정말 농담이 아니라 이 게임의 발전판이 AC4의 대전모드라고 생각하시면 어떤 게임인지 떠올리기 쉬우실 겁니다. 액션 게임이긴 했지만, G-Force라든지 탄환 제한, 연료 등의 요소로 나름대로 초보적인 시뮬레이션 요소를 넣었던 게임이었습니다. 리얼하진 않아도 기종간의 차이도 집어넣고 말이죠.

당시 컴퓨터의 능력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게임을 무리없이 잘도 돌아가도록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그래픽은 와이어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고, 시스템도 최대한 단순화시켰지만 XT의 플로피드라이브에서 360kb 디스켓 한장으로 구동되는 게임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말이죠.

컴퓨터 상대가 아닌 2인 플레이를 할 경우 나란히 앉아 키보드를 두들겨대며 상대방의 꼬리를 잡는, 도그파이트의 재미가 살아있던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종이비행기가 성능이 가장 좋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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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Script. 이것과 비슷한 재미를 주었던 게임이 Spy vs Spy였죠. ^^ 이 작품은 PS2와 X-BOX로 리메이크된다는데 과연 어떤 식으로 등장할지 궁금합니다.

PeriBorg

PeriBorg.com

PeriBorg는 각종 게임기 주변기기로 유명한 HORI의 등록상표입니다. 이 PeriBorg의 상품은 지금까지 세가지가 나왔는데, 모두 그 비범함이 심상치 않은 물건들이죠. 지금까지는 그냥 이 상품들만 보고도 ‘호리, 역시 평소 가끔씩 보이던 짓들이 본질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었군’ 하는 정도였지요.

그러나 오늘 어딜보나 예전 소니의 웹사이트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는 PeriBorg의 HP를 찬찬히 둘러본 후 제 입에선 저절로 이런 탄식이 흘러나왔지요.

“호리, 이 쌈빡한 시키들” (먼산)

감동받은 김에 홈페이지의 상품 소개를 간단히 번역해 봤습니다. 상당히 길어질 듯 해서 살며시 감추어 두었으니 보실 분들께서는 아래를 눌러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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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키히메, 식신의 성, 오네가이 트윈즈..

月姫, 式神の城, おねがい☆ツインズ 코믹스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이 세가지를 묶어서 포스팅하는데는 이 작품들이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입니다. 즉, 만화가 아닌 매체의 원작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의 코미컬라이즈 라는 점.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 개인에게 있어 최소한 납득할 만한 수준의 코미컬라이즈가 이루어졌다고 해야 겠지만요.

저 자신이 기피하는 부류의, 아니 기피한다기보다는 믿음이 안가는 부류의 만화들 중 한 분야가 바로 다른 매체의 원작을 만화로 옮겨온 작품들입니다. 이런 경로로 그려진 만화의 경우 지금까지 엄청나게 높은 확률로 제게 정신공격을 가해 타격을 안기곤 했습니다.(물론 재정적 타격 역시 안겨주었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OTL

사실 여기엔 원천적인 문제점도 있을 겁니다. 즉 이런 류의 만화를 보는 사람의 경우 상당수는 원작의 팬이거나 최소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부류일 것이라는 점이죠. 이런 사람들을 만족시킨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것은 비단 코미컬라이즈 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로의 이식 내지는 리메이크 라면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다면 코미컬라이즈 작품들에 대한 나쁜 평가는 여기서만 비롯된 것이냐, 라고 한다면 물론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봐서 거의 두가지 문제점이 대부분의 작품에서 보입니다. 둘 중 하나든, 아니면 둘 다든 말이죠. 그 첫번째는 기술적 미숙함이고 두번째는 작품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어찌보면 이런 류의 작품들이 짊어지게 되는 태생적 한계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튼 이런 이유로 극히 기피하던 제가 몸으로 익힌 교훈을 멀리하고 접한 비교적 최근의 코미컬라이즈 작품들이 츠키히메와 식신의 성, 오네가이 트윈즈 였던 것이죠.

오네가이 트윈즈의 경우는 T오빠의 집에서 보게 된 전격대왕 덕분에 볼 생각이 들었던 경우입니다. 놀러가서 뒤적이던 전격대왕에 오네트윈이 연재되고 있었던 거죠. 거기에 작가가 あきかん씨.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것 때문에 ‘한 번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 그리고 제 감상으로 말하자면 원작인 애니메이션보다는 이 쪽이 훨씬 낫게 느껴집니다. 일단 작화 레벨이 상당하고(우온 타라쿠씨 캐릭터를 정말 잘 옮겨놨다는 느낌이 듭니다) 스토리 전개 자체도 애니메이션보다는 이쪽이 마음에 들어요. 사실 애니메이션판의 경우 그럭저럭 보긴 했지만 -ㅅ- 이런 표정을 만드는 전개가 꽤 있었기에 말이죠. 원 설정을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오리지널적인 요소도 들어가고 해서 꽤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어찌됐든 단행본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 중 하나입니다. 🙂

츠키히메의 경우 최근까지도 볼까 말까 망설이던 경우군요. TV판 진월담~ 이 꽤나 취향에 안 맞았던 고로 코믹스판이 어떨지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겁니다. 그러고 보니 TV판 진월담의 경우 마치 헬싱 TV판을 볼 때의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요. 헬싱의 경우 원작 만화는 굉장히 좋아합니다만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그 반대로 상당히 마음에 안 드는 경우였는데, 바로 그런 느낌이 들어버렸다는 것이죠. 일단 코믹스의 경우는 원작의 만화로서의 재구성이라는 면에선 괜찮은 선을 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작가 자신이 츠키히메 관련 동인활동을 하던 사람이니만치 뻘짓을 할 가능성도 적겠죠. 다만 역시 게임상의 그 분위기는 느낄 수 없지만, 이건 매체 차이에 의한 거라고 봐야겠죠. 아무튼 앞으로 어떻게 전개시킬지는 두고봐야 할 듯…

식신의 성의 경우 알파시스템의 게임들을 좋아했고, 식신의 성 역시 상당히 좋아하는 게임인지라 관심은 있었습니다만 역시 망설이던 작품입니다.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서…;;) 소설판들의 경우 GPM 시리즈도 식신의 성 시리즈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딱 잘라서 미련을 끊지 못했던 걸지도 모르겠군요. 코믹스의 경우 게임 1과 2의 이야기가 섞여서 전개되는 지라 처음엔 좀 당황했습니다만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전개나 연출도 웃음짓게 만드는게 꽤 나오고 말이죠. 그나저나 여성 캐릭터들은 그렇다쳐도 코믹스판에서 코타로는 완전히 미소년이 되었습니다. OTL 원작에서도 그런 경향이 완전히 없었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이건… 쿨럭.

결론은… 모든 미소녀와 미녀들에게 영광과 축복, 행운이 있으라! (……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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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 – a breath of heart – 보컬곡들…

예전에 이 Wind – a breath of heart –에 대한 포스팅을 올리기도 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Wind의 보컬들 중 몇몇 곡들은 꾸준히 제 MP3 플레이어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특히 아침에 대문을 나서면서 바로 플레이하게 되는 곡들인 경우가 많더군요.

– Wind
PC판 1부 오프닝입니다. 사실 게임음악이나 애니음악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듣고 있으면 작품이나 그 당시의 화면등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Wind의 보컬곡들의 경우도 그런 면이 강합니다. 특히 이 곡의 경우 오프닝 동영상과 프로모션 동영상을 하도 많이 봤기에… 🙂 오프닝 화면과 1부의 내용에 걸맞게 투명하면서도 밝은 느낌의 곡. 제게 있어서는 타이틀 자체를 대표하는 곡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 Dream
속칭 2부 오프닝곡. 어찌보면 화면과의 결합상승 효과가 가장 컸던 곡일 겁니다. 일단 분위기가 반전되는 구성상 곡 자체의 느낌도, 화면 구성도 1부와는 판이하죠. 사실상 2부의 키워드를 쥐고 있는 것이 히카리였던 만큼 곡의 내용도 오프닝 화면도 히카리를 상징하고 있고요. 쓸쓸하면서도 애절한 느낌이 좋은 그런 곡입니다. 친구 모군이 Wind 보컬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군요. 🙂

– TSU-BA-SA
PC판 엔딩곡이죠. 사실 Wind의 경우 내용 전개상이나 엔딩이 말 그대로 완벽한 해피 라고는 보기 힘든 덕분에 엔딩곡도 밝은 곡은 아닙니다. Wind 보다는 Dream에 가까운 곡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곡 자체의 느낌은 상당히 다르긴 하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말이죠. 이 곡도 마음에 드는 곡임에는 틀림없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PC판 보컬들 중에서는 역시 Wind나 Dream 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 Brand new morning
PC용 팬디스크라고 할 만한 そよかぜのおくりもの – Wind Pleasurable Box – 에 수록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오프닝곡입니다. 조용하지만 그렇다고 쓸쓸한 분위기를 내는 곡은 아닙니다. 스토리상 이제 세상에 존재할리 없는 히카리가 붉은 모자와 코트를 입고 수면 위를 걷는 신과 함께 꽤 인상적인 곡이었습니다.

– Cumulus
이쪽은 そよかぜのおくりもの – Wind Pleasurable Box – 에 수록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엔딩곡. 이 곡의 경우는 Wind 본편+오리지널 애니메이션+크리스마스 파티 장면들의 엔딩 화상의 결합으로 상승효과를 내는 경우로군요. 본편을 재미있게 했던 사람들에게는 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은 말 그대로 선물과 같은 것이었으니까요. 이 곡 역시 마음에 드는 곡이고 특히 다른 곡들에 비해 가사가 인상깊은 곡입니다. 사실 그리 특별한 가사도 아니지만, 역시 작품과 겹쳐서 느껴지다 보니 그럴지도…

– Feel on the wind
TV판 애니메이션의 OP입니다. TV판 보컬의 경우 카사하라 히로코씨가 불러서 더 반가웠다고 할까요. 카사하라씨의 애니송들을 예전부터 좋아했고, 지금도 상당히 좋아하니까요. 히로코씨의 목소리는 여전하군요. 곡 자체도 히로코씨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 곡의 경우 PC판 OP Wind와 마찬가지로 오프닝이라는 역할에 충실하면서 작품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는 느낌이랄까요. 여러모로 상쾌한 느낌의 곡.

사실 이 싱글의 커플링곡인 遠い空 역시 상당히 좋아하는 곡입니다만, 이 곡을 Wind의 곡으로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제외. –;

위 곡들 외에도 Wind – a breath of heart -의 보컬곡들은 꽤 많습니다. 오리지널 보컬들이라든지 컨슈머 계열의 곡들이라든지 말이죠. 그러나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들을 뽑으라면 위에 적은 곡들이 되는군요. MP3플레이어에 저장하는 곡들은 계속 바꾸고 있습니다만, 이 곡들은 상당히 오랫동안 MP3 플레이어 안에 머무르고 있네요. 특히 곡들의 분위기들 때문인지 집을 나서서 지하철 역까지 가는 동안 많이 듣게 되더군요. ^^

그러고 보니 개인적으로 Wind는 2002년도 에로게들중에서 꽤 괜찮은 축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디선가 ‘뽕빨’이라고 지칭하는 글을 봐서 좀 탈력.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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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회전초밥, X-BOX…

– 지난 금요일에 친구 안모군이 한방을 날려줘서, 森田에 갔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간 거였는데, 타이밍좋게 들어가서 앉아 있자니 바로 손님들의 러쉬가 시작되더군요. 🙂 둘이 앉아서 한 20접시 정도 해치운 듯… 아아, 오랫만에 맛보는 초밥은 감미로웠습니다. 다만 밥의 양이 회에 비해 좀 적지 않은가 싶긴 합니다. 그렇잖아도 회가 상당히 큰데 말이죠. 전에 공명님의 포스트를 보니 주인장 말씀이 그래도 밥을 더 적게 해달라는 손님들이 많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느 별 사람들이십니까. OTL

그 후 커피와 치즈케이크를 먹고 얘기를 나누다 교보문고에 가서 안모군의 충동구매를 부추기고(…) 배를 두드리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룰루랄라~

– 며칠전에 중고 엑박을 구입했습니다. 현재 가진 소프트는 물론 엑박을 가진 건강한 남성의 필수품, DOAX와 DOAU!!(…어이) DOA3도 사야하고, 풀 스펙트럼 워리어도 PC로 플레이했긴 하지만 엑스박스로도 해보고 싶군요.

그나저나 DOAU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모드는 Watch 모드. 이것만으로도 DOAU는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야)

엑박 쪽에는 말 그대로 거의 신경을 끊고 살았더니 꽤 예전 소프트들을 제외하고는 라인업이 가물가물합니다. –; 추천하는 소프트 있으시면 부담없이 덧글로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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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폰 RahXephon

지금까지 안보고 있던 라제폰 TV판을 요 얼마동안 봤습니다. 기념으로 일단 임시 간단 감상을 두들겨 봅니다. 과연 정식 감상문이 올라올 그 날이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ㅅ- 들리는 바로는 극장판의 경우 TV판과 약간씩 다른 부분이 있고, 소설이나 코믹스들도 TV판과는 다른 전개가 있는 듯 하더군요. 극장판은 ‘팬북을 영상으로 만들어놨다’ 라는 얘기도 있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보고 싶습니다. 🙂

라제폰을 아직까지 안 보고 있었다는게 생각해보면 제 스스로도 좀 의외긴 합니다. 무엇보다 스탭 리스트만 봐도, 특히 이즈부치 유타카씨가 감독이라는 것 때문이라도 봤어야 하는게 제 정상적인 반응일테니까요. 애니메이션을 봐오면서 이즈부치씨의 메카닉 디자인을 꽤나 좋아했던 저로선 감독으로서 어떻게 애니메이션을 만들어갈까 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끌만한 작품이었다는 것이죠. 그런데도 단 1화도 안보고 있었던 겁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라면 역시 시기상의 문제. 한창 라제폰이 방영되던 시기는 군생활 말기부터 제대하고 ‘에헤라디야~’ 하던 시기였죠. 그리고 아마도 이보다 더 큰 이유는 불안감 때문이었을 겁니다. 과연 이즈부치씨의 감독으로서 역량이 얼마나 받쳐줄까 하는 생각이 안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이건 표층적인 심리고 심층적으로 보면 단순히 귀챠니즘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만… 🙂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2년을, 21세기 초두를 장식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이 이야기하는 건 사랑이더군요, 이 애니메이션이 26화 동안 말하고자 하는 건 사랑이야기라는 생각입니다. 현란한 이미지와 초현실적인 분위기들, 그리고 작품 내의 드라마 등 모든 게 결국 사랑이라는 단어를 향하고 있다고 할까요. 거기에 더해서 단절과 소통이라는 주제가 곁들여져 있고요. 이러한 주제를 다루면서 감독, 혹은 작가의 교조적인 일방적 전달로 전락하지 않고 작품 내의 완결성을 가진 채로 끝을 보았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듭니다. 사실 라제폰을 재미있게 보면서도 일말의 불안감을 계속 가졌던 것이 바로 ‘어떻게 끝을 맺을 것인가’라는 점이었습니다. 무책임한 미완성의 이야기로 끝이 나거나 아무것도 없는 그저 껍데기 뿐인 설정으로 가득 채워버린 이야기로 엔딩을 맞게 된다면 말 그대로 작품 자체가 주저앉아 버릴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결국 기우로 끝나서 다행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라제폰 이야기가 나오면 유독 많이 언급되는 것이 에반게리온과 아르젠토 소마더군요. 아르젠토 소마는 안 봤으니 넘어가고, 분명 라제폰이 에반게리온의 영향을 안 받았다는 건 거짓말이 되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에반게리온의 유사품, 혹은 아류인가 라는 점에 대해서 전 결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꽤 할 말도 많습니다만…. 그냥 넘어가죠. 그저 제 친구들이라면 제가 ‘에바’에 대해서 말을 하면 결코 좋은 이야기가 안 나온다는 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 에바와 비교할 수도 없거니와 비교도 안된다는게 제 생각이라고만 해두죠.

사실 그 보다도 제가 신경쓰이는 건 라제폰에서도 역시 일본 애니나 만화에서 흔히 보이는 자기복제적인 면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의도적으로 비슷한 연출이나 이미지를 사용했다기보다도 무의식적인 복제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리고 또 한가지, 분명 라제폰은 몰입해서 본 작품이고 좋아합니다만 이 작품 역시 ‘자신이 있을 장소(혹은 있어도 되는 장소)’와 ‘지킨다’, 즉 ‘이바쇼’와 ‘마모루’ 운운이 들어가는데는 학을 뗐습니다. 이게 민족이나 시민사회 간의 의식 차, 혹은 정서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가끔은 정말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저것들을 빼면 정말 이야기를 못 만들어 내느냐고 말이죠. -ㅅ-

한가지 재미있는 건 분류하자면 라제폰 역시 속칭 ‘세카이계’에 속할텐데, 제가 그에 대해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세카이계’의 작품들 중에 재미있게 봤고 좋아하는 것도 꽤 있지만 그런 작품들에서도 일정한 거부감, 혹은 위화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이건 좀 생각해 봐야 할지도….

외적인 면에서의 작품의 퀄리티는 정말 말이 필요없을 정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극히 일부 작화가 망가지는 경우가 있었던 걸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정말 스탭들이 신경써서 열심히 만들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경우였거든요. 게다가 이게 TV판이었단 말이죠…음.

저 개인적으로 또 인상깊었던 것은 디자인적인 면이었습니다. MU 병기들의 마치 인체를 분해했다가 다시 재조립한 듯한 디자인은 여러모로 임팩트가 있었다고 느껴지고, MU 공중도시들의 디자인도 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중에 사용되는 여러 상징적인 메타포들의 디자인이라든지 니라이카나이의 구조물들의 형상도 여러모로 흥미로웠구요. 무엇보다 테라의 각종 함선과 항공기, 병기들의 디자인은 저 개인적으로 오랫만에 접하는 정말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었다고 할 수 있군요. 그리고 작중에 많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그것들이 보여주는 움직임 역시 인상깊은 것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게 연출이군요.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나 드라마의 밀도, 상황의 배치 등등 상당히 완성도 높은 연출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몇몇화의 경우는 ‘멋지구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이렇게 되면 이즈부치씨의 연출력이 과연 작품을 잘 받쳐줄만한 것일까, 등등의 생각을 멋대로 했었던 저로선 미안하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듭니다. ^^;

아무튼 초반에는 반쯤 미심쩍은 눈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만, 화수가 지날수록 점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 훌륭한 퀄리티로 납득할 수 있게 마무리되는 걸 보는 건 즐거운 일이지요. 앞으로 시간이 흐른 뒤에 이 작품에 대한 제 느낌이나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릅니다만, 지금은 스탭들에게 기분좋게 박수를 쳐주고 싶은 기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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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Script. 다 써놓고 보니 꽤 난잡한 글이 된 듯한 생각이 드는군요. 뭐, 필력이야 원래 없긴 합니다만… OTL

F-19 Stealth Fighter

어린 시절, 그러니까 XT에 허큘리스 그래픽카드가 주류를 이루고 플로피 디스켓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당연하던 무렵 제가 가장 즐겨하던 게임의 장르는 시뮬레이션과 어드벤쳐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뮬레이션 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 동안 플레이했던 게임 중 하나가 바로 이 ‘F-19 Stealth Fighter’ 였다고 생각합니다.

없어져버린지도 꽤 되서 이젠 생소한 이름이 된 MicroProse입니다만, 그 시절의 시뮬레이션계에 있어선 큰손 중의 큰손이었죠. 이 게임 이외에도 수많은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내놓았고, 제가 플레이한 게임들도 상당수가 되니까요. 그리고 재미있는게 이 F-19의 게임 디자이너가 바로 Sid Meier라는 겁니다. 당시야 시드 마이어가 이 게임을 디자인했다는 건 물론 몰랐고 아마 알았어도 ‘그게 누구야?’ 라고 했겠습니다만, 이제와서 보니 감개가 무량하네요. ^^; 시드 마이어와 저는 그토록이나 오래 전부터 관계를 맺어왔던 것입니다! (…어이, 어감이…)

타이틀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이 게임은 스텔스기의 실물이 나오기는 커녕 데이터 자체가 베일에 쌓여있던 시절에 제작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F-117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기체로 등장합니다. 즉, 당시 스컹크 워크스에 대해 돌아다니던 추측 자료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죠. 기체의 형상 자체가 그 무렵 자주 보이던 스텔스기 상상도와 닮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이구요.

이런 형편인데다 이 때의 시뮬레이션 재현도라는 건 지금보면 참 형편없었던 터라 사실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시뮬레이션’이라는 호칭이 넌센스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당시의 한계 내에서 충실하게 만들어졌고, 여러 조작 시퀀스 등을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만들려고 했던 게임이지요. 요즘의 훌륭한 비행 시뮬레이션들의 밑거름이 된 것이 이러한 게임들이라는 것은 물론이고 말입니다. 88년의 컴퓨팅 환경 하에서 탄생한 게임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당시 이 게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는 것에 공감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88년 당시의 세계 정세에 충실하게(…) 시나리오는 유럽과 중동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하기야 이 두 지역을 가상 전장으로 택하는 건 냉전이 한창이던 시대의 시뮬레이션이라면(비행이든, 전술이든, 잠수함이든, 그 어떤 종류든)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으니까요.(덤으로 그 다음 순위가 한국이었…;;) 그러고보면 F-19에서의 중동 미션 구성이나 디자인등은 걸프전 당시의 실제 상황과 꽤 유사한 면이 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으음.

꽤 오랫동안 비행 시뮬에서 손떼고 있었는데 점점 다시 잡고 싶어지는군요. Lock On은 컴퓨터 사양이 안되니 포기하고, Falcon 4.0이나 다시 인스톨해 볼까 싶긴 한데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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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책에 대한 잡담

땜빵 포스팅입니다. 와이~ 땜빵이다, 땜빵~~ (….야.)

하울의 움직이는 성

미야자키 하야오 영감님이 최근에 제작한 애니메이션 덕분에 알게된 책이죠. 뭐랄까, 동화의 분위기를 내는 판타지 라고 해야 하려나요. 꽤 발랄한 느낌이군요. 사실 읽기 전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비슷하진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는데, 그건 보기좋게 빗나갔군요. 약간 성장물적인 요소도 들어있고, 바람둥이 마법사와 연애 비스무리 한 것도 하고… 아직 애니판 하울은 보지 못해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책을 읽고 나니 뭔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게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다 집어넣지는 못할테니 상당한 압축이 되었을 듯 하고, 작중 배경도 분명히 변경이 이루어졌을 듯 하거든요. 이러면 충돌이랄지 삐걱거리는 부분이 생길 듯 한데… 뭐, 이건 직접 애니메이션을 보고 확인해야겠죠. 책 자체는 재미있는 편이긴 한데, 제 취향에 딱 들어맞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랄까요. 약간 미묘하군요.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10년전 쯤에 ‘FBI 심리분석관’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왔던 책이죠. 내용은 저자가 추진했던 프로젝트들과 경험들을 쓴 것으로 연쇄살인범의 프로파일링과 그들의 심리적 배경에 대한 것들이 주를 이룹니다. 예전 판본에 비하면 약간 첨삭이 들어간 듯 하군요. 가장 불만인 건 94년판에 잘 실려있던 사진들이 다 짤려나갔다는 점. 이래선 94년판에 비해 가치가… 원서도 두 종류쯤 있는 모양이니 그 차이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입니다만 역시 읽고난 후 우울한 기분을 들게 만드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군요. 후-

Quartett!全原画集

소프트뱅크 퍼블리쉬가 비쥬얼팬북을 참새 눈물만큼만 찍어서 이미 절판이 되서 좌절하던 차에(벌써 중고가가 8000-9000엔이라니!) 친구 SB군의 친구가 ‘사지 않겠는가’ 라며 건네준 책입니다. Littlewitch가 자체적으로 제작해서 이벤트나 자사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책이죠. 따라서 ISBN 넘버도 없는 책. 오피셜 동인지라고 해야 하려나요. 🙂 B5 크기에 표지를 제외하고는 모노크로 원화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페이지수. 420페이지를 넘습니다.(먼산) 정말 전원화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책이랄까요. 게임 내에 사용된 그림 뿐 아니라 미사용화, 이벤트 등에 사용된 그림까지 수록되어 있고, 게임 중 그래픽들은 게임상의 날짜별로 정리되어 있다는 게 재미있군요. 아무튼 소프트뱅크 덕에 상처입은 마음을 어루만져 준 책일 듯… (두고보자, 소프트뱅크. -ㅅ-)

오네가이 트윈즈 오피셜 팬북 Lien

전체적으로 표준적인 오피셜 팬북의 형태를 하고 있는 책이군요.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B5 판형으로 크기가 좀 작다는 건데, 이건 뭐… 여전히 우온 타라쿠씨의 그림은 뭔가 끌리는 점이 있어요. 으음… 의외성이 없는 책이지만 그 중에 가장 깼던 점이라면 전격대왕에 오네트윈 만화를 연재중인 あきかん씨(Go! To Heart! 덕에 아시는 분도 많겠죠)가 그린 단편 만화 중의 대사. “넘겨줄 수 없어요. ‘더 폿치’의 이름을 걸고!” “양보할 수 없어요. ‘미스 프릿치’의 오기입니다!” “”….에?””

화이트브레스 오피셜팬북

宙出版이 요즘 오피셜팬북 부문에서 슬금슬금 쉐어를 확장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하기야 월희독본 plus period로 10만부를 팔아치웠으니, 그 여세를 몰고 있는지도… 플라스틱 케이스에 들어있다는 점이 약간 특이한 책이죠. 브로마이드들이 들어있는 상자 때문에 이런 식의 포장을 하게 된 것이겠죠. 게임 자체도 꽤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무엇보다 하시모토 타카시씨의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뒤도 안돌아보고 샀던 책입니다. 전체적으로 구성이 시원시원해서 보기 편하군요.

NOT DiGITAL

드디어 아카데미 1/32 F-16이 나오는군요.

(짜르방은 하드에 박혀있던 사진 중 한 장. 출처는 불명…–;)

4월 출시 예정이라는데, 이미 시사출물 뽑고 하는 단계는 훨씬 지났으니 예정대로 나올 듯 하군요. (시제품 전시도 이미 했고…) 지난 번에 나왔던 호넷에 이어서 1/32 AERO는 두번째 로군요.

블럭 40과 50, 52를 재현할 수 있는 모양이고, 마킹도 미공군과 한국공군 선택 가능인 듯. 엔진도 물론 하나의 키트로 두가지를 재현할 수 있고, 무장류도 상당한 분량. 뭐, 뭐니뭐니해도 이 키트의 최대 장점은 가격일 겁니다. 정가가 단돈 65000원. 타미야제 1/32 F-16이 15만원 내외, 하세가와제 1/48 호넷도 6만원을 넘는 가격대인걸 보면 1/32 키트가 이 정도 가격이라는 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지난 번 호넷도 1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나왔었으니…) 그러고 보면 이 나라의 대부분의 공산품이 국내에서 가장 비싼 느낌이 드는 이 시점에서 프라모델은 드문 예외일지도… (먼산)

….문제는 이걸 만들어서 과연 보관할 공간이 있느냐 하는 점.(그렇잖아도 쌓여있는게 많은데 과연 완성은 할 수 있겠냐,는 의문은 일단 제쳐두고. -ㅅ-) 게다가 이거 박스 크기만 해도 꽤 될 텐데 말이죠.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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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身も心も~complete album

지금은 절판되어 버린 책인 Natural~身も心も~complete album 을 구하게 됐습니다. 페어리테일이 제작했던 Natural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Natural~身も心も~의 CG&공략집이죠. 책이 출판된 게 98년인데다 지금은 절판되어 버린 책인지라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물건이 손에 들어오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Natural 시리즈를 나름대로 좋아하는데다(특히 시리즈 첫번째 작과 DUO를), 타모리 타다지씨 역시 좋아해서 구하게 된 것을 좋아하고 있습니다…..만, 전 이걸 구하면서 패배자가 되고 만 것입니다. 평생 가산탕진의 지름길인 야후 재팬 옥션만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맹세했건만, 그 맹세를 져버리고 만 것이지요. 그래, 난 패배자야. 어흑. OTL

그 때 난 왜 뜬금없이 구글신께 이 책의 이름을 아뢰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구글신께서는 어째서 달랑 800엔에 이 책이 야후 옥션에 떠 있다는 계시를 주셨던 것일까요. 이것이 구글신이 내리는 시련인 것인가!

…아니, 그렇지만 전 그저 평소 갖고 싶었던 절판된 책이 싸게 나온 것을 샀을 뿐이니 그렇게 심각하진 않아요.(…그새 회복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소시민의 행동 범위내일 뿐이죠. 프리미엄 붙은 동인지 경매에 열을 올린다든지, 구하기 힘든 레진 키트를 사는게 아니니까요. 엣헴.

다른 이야기지만 소프트뱅크 퍼블리쉬는 요새 인쇄부수를 적게 내는 걸까요. Quartett!과 はるのあしおと 비쥬얼 팬북이 절판이더군요. 둘 다 작년 하반기에 나온 책들인데… -ㅅ- 나중에 재발간을 해준다면 좋겠지만, 으음… (어차피 둘 다 컨슈머로 나올테니 그 때 나오는 설정집을 사면 되지않나 싶기도 한데, 그러면 몇몇 원화가 빠지잖아…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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