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BLUE DESTINY’시리즈와 ‘콜로니가 떨어진 땅에…’의 포스트를 올린 이상 GUNGRIFFON을 빼 놓을 수는 없는 법이겠죠. ^^ 말 그대로 새턴 3D 슈팅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게임이니까요. 개인적으로도 SS 게임들 중 상당히 애착을 갖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게임의 완성도 자체도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건그리폰은 기본적으로 밀리터리 분위기가 강한 게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배경 자체가 근미래에 자원고갈로 인해 벌어지는 대륙간 분쟁이었고, 주인공 또한 일본 외인부대로 설정되어 있었으니까요. 따라서 등장하는 메카닉들도 현재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은 전차들과 헬기들(경우에 따라선 현용도)이고, MACS나 AWGS등으로 불리는 다족보행병기들도 여타 게임들의 매끈한 그것들과 다르게 투박하면서 거친 디자인을 하고 있었죠. 저 개인적으로는 그런 점들 때문에 더 마음에 들었지요.
3D에 약하다는 평가를 널리 받는 새턴이었지만(저 자신 이 평가를 좀 미심쩍게 생각합니다만, 여기선 제쳐두고) 상당히 만족스러운 그래픽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게임 자체가 꽤 재미있었다고 할까요. 난이도도 적당히 도전욕구를 불러 일으킬 정도였고… 아, 무엇보다 패드의 키배치가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꽤나 익히기 쉽고 게임하기도 편했던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던게 오프닝 무비. 당시로선 정말 하이퀄리티였기에 몇번이고 보곤 했죠. 게임샵들에서도 많이들 틀어놓곤 했고… 게다가 무비카드를 쓰면 화질이 달라졌기에, 이것 때문에 무비 카드를 살까 하는 생각까지도 했었습니다. ^^;
건그리폰과 함께 많이들 떠올리시는게 아머드 코어 시리즈 일 것으로 생각되는데, 개인적으로 아머드 코어 시리즈는 그리 끌리지 않더군요. 이 두 작품은 상당히 상반되는 성향을 가진 타이틀이었죠, 여러 면에서. 그런 점에서 건그리폰이 저를 단번에 잡아 끌어버린데 비해, 아머드 코어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고 할까요. PS2용으로 제작된 아머드 코어 시리즈는 플레이해볼까 하는 생각도 계속 합니다만, 쉽게 손에 잡히질 않는군요. 음.
건그리폰은 개인적으로 게임아츠 라는 제작사를 더욱 좋아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게임이기도 하군요. 그러고 보면 제게 게임아츠의 게임들은 코드가 맞다고 해야 하나요, 상성이 좋다고 할지, 아무튼 마음에 드는 경우가 많았죠.
이후 SS로 2가 나왔고, 역시 재미있게 즐겼습니다만 PS2용으로 등장한 블레이즈는… 뭐라고 할까요, 핀트가 안 맞는다고 할지 건그리폰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결국 꽤나 기다렸던 작품이지만 손을 떼게 됐습니다. 어찌보면 단순히 제가 과거에 집착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블레이즈에서는 건그리폰이라는 정체성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제게 있어서는 말이죠. (…그러고 보니 건그리폰 디바인은 카마의 삽질 때문에…-_-)
아무튼 SS판 건그리폰은 꽤나 애착이 가는 게임이고, SS의 유지 비행할 때도 심심찮게 돌리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SS판의 계보를 잇는 건그리폰 시리즈가 나오길 바랍니다만, 어떨지….
NOT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