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국 만화들 중에선 4컷 만화나 이와 유사한 형식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히어로물들의 경우 요즘엔 꽤 좋아졌지만, 예전엔 관심밖이었던 것도 있고 비교적 구하기 용이하질 않았으니까요.
아무튼 이런 4컷 만화들의 경우 그 특유의 재치와 촌철살인의 대사 등이 멋진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유명한 Charles M. Schulz 씨의 ‘Peanuts’가 있겠죠. 이 작품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좋아하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느껴지는게 다른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외 가필드 라든지 베이비 블루스 등등…
그리고 Peanuts와 더불어 이런류의 작품들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중 하나가 바로 Dilbert입니다. 제가 딜버트를 처음 접한 건 아마 95년쯤인가 96년쯤 이라고 기억합니다. 주제라면야 엔지니어 딜버트가 사회와 회사에서 겪는 에피소드겠습니다만, 그냥 그런 직장생활 얘기는 아니죠. 현대 기업 구조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상당히 날카롭게 꼬집는 맛이 있습니다. 특유의 비꼬는 어투, 정형화되었지만 개성있는 등장인물들도 마음에 들었고 공대생 개그랄 수 있는 센스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
그리고 딜버트의 법칙(Dilbert’s Principle)이라는 책도 있는데 중간중간 연재됐던 카툰이 나오고 딜버트의 주제를 작가가 직접 서술한 책입니다. 독설과 역설로 가득한 내용입니다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풍자가 일품입니다. 카툰 연재는 89년쯤부터 시작됐고 딜버트의 법칙은 96년 이전에 나온 책입니다만, 이 작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여전히 현실에서 되풀이되고 있으니 딜버트가 가진 풍자와 유머의 힘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봐도 되겠지요.
4컷 만화 스타일의 작품을 좋아하고, 공대 유머에 웃어줄 수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보셔도 좋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NOT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