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설이다.

BOOK 2008/03/16 14:30
리처드 매드슨, 나는 전설이다, 황금가지, 2005(1954)

네, 바로 소설 그 자체가 전설이 되어 버린 '나는 전설이다'입니다. :-)

사실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황금가지에서 이 책이 나오기 한참 전이었습니다. 아마 영화 '지구 최후의 인간'과 '오메가 맨'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 작품이 원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때부터 였던 듯. 당시 번역본이 없었던 터라 원본을 읽어야겠군, 이라는 생각을 하고는 귀챠니즘+읽을 책 쌓여있다, 의 콤보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3번째 영화화 소문에 힘입어 번역본이 나오고 말았죠. 근데 정작 번역본이 나왔지만 그걸 사놓고도 한참 후에 읽었다는 사실. OTL

54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그 후에 등장한 수많은 흡혈귀/좀비 영화, 소설, 게임들에 있어서 여러가지 면에서 하나의 기원적 존재일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작품들의 상당수는 워낙 오래되었고 작품이 지닌 요소들이 여기저기서 쓰이다 보니 나중에 접하게 되면 재미가 없다거나 별로라는 인상을 받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작품은 그런 점을 감안하지 않고도 순수하게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명불허전'이라고 할까요. 장르의 고전으로 꼽히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분류하자면 SF 호러 쪽이라고 해야 할텐데, 확실히 공포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죠. 잔혹한 묘사나 괴물의 등장 때문에 느끼게 되는 공포가 아니라, 주인공의 삶 그 자체 때문에요. 일상이 되어버린 희망없는 삶을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는 것 그 자체가 공포일 겁니다. 병원체에 면역이 된 그는 흡혈귀가 될 수도 없고 그러면서도 자살도 못 합니다. 그리고 이런 걸 잘 보여주는게 네빌의 심리 묘사구요. 게다가 작가가 아주 주인공을 제대로 괴롭히고 있으니까 말이죠. 대표적인게 개 에피소드. -ㅅ-

소설 마지막에 이르르면 나름대로(...) 희망이랄까, 미래같은게 보이기도 합니다만 그건 결코 네빌의 희망도 미래도 아닙니다. 참 아이러니한 그런 것이죠, 이 책의 끝에 제시된 결말은.

NOT DiGITAL

PS. 책 후반에 수록된 단편들은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사람들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듯... 그나저나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트렌드인 전투 마법소녀의 효시(...)라고 할 만한 '마녀의 전쟁'이 이 양반 작품이었군요. 글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작가 이름은 잊고 있었기 때문에...
2008/03/16 14:30 2008/03/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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