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라는 장르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게임을 꼽으라면 좀 고민을 하겠지만 아마 전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꼽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COD 시리즈의 연출과 게임 중에 느끼게 되는 강렬한 '전장에 있다' 라는 느낌 때문이죠.
시리즈 내내 Call of Duty 시리즈는 게임 내에서 드라마틱한 영화적 연출을 시도했고 그러한 시도는 상당히 성공적이었습니다. 또한 일개 병사로서 동료들과 싸워나간다는 형태의 게임 디자인과 잘 조정된 표현 및 연출들은 플레이어에게 역사의 전장에 서 있는 한 명의 병사로서의 느낌을 전달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밀리터리 계의 FPS를 좋아하고 람보식 플레이가 아닌 게임을 바랬기 때문에 이런 점이 제게는 굉장히 크게 어필한 점이었습니다.
COD 시리즈의 제작진이 PC판과 이후 등장한 컨슈머판이 다르다는 건 잘 알려진 이야기죠. 덕분에 오리지널 PC판 시리즈와 컨슈머판의 게임은 상당히 느낌이 다릅니다. 그리고 컨슈머로만 발매됐던 3는 컨슈머판의 제작진이 담당했었죠. 3도 상당히 재미있게 한 게임이긴 합니다만, 역시 알게 모르게 위화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던 중에 4의 제작이 발표되었고 이번에는 원 제작자들이 만든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죠. 그리고 팬이라면 좀 당황스러운 소식도 같이 들려왔습니다. 2차 대전을 다루던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이번 작은 현대전을 다룬다는 것이었죠. 기존의 틀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틀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인지라 저를 포함한 팬들은 새로은 COD 시리즈의 탄생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걱정스러워지는 것 역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발매된 지금 그 모든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으로 드러나 한 사람의 팬으로서는 너무나도 기쁠 따름입니다. 훌륭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상당수의 FPS들이 말 그대로 너무나 벅찬 사양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최적화가 매우 잘 이루어져 있고, 밀리터리계 FPS로서의 게임성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을 보면 Infinity Ward가 이번 4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고 할까요.
하지만 이번 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훌륭한 것은 역시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연출과 전장의 느낌 입니다. 싱글 플레이 시간이 이전 작들에 비교해 짧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오히려 게임 자체의 밀도는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한 구역, 한 장면 모두가 꽉 찬 상태의 멋진 연출들을 보여주고 있죠. 잠깐이라도 느슨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전장에서 벌어질 상황에 대한 긴박한 상황과 연출들이 겹쳐져 나가면서 그게 프롤로그부터 엔딩까지 죽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말 몰입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고 할 만 합니다. 기존 시리즈가 전쟁을 소재로 한 잘 만들어진 미니 시리즈나 드라마 라고 한다면 이번 Modern Wafer는 말 그대로 블록 버스터 영화를 연상하게 된다고 할까요.
이렇다보니 게임 전체에 있어서 인상적인 장면들과 시퀀스가 가득합니다. 프롤로그의 해상 침투-진압 미션부터 말 그대로 영화적인 연출의 극한을 보여주는 인트로, 스펙터의 폭격 시퀀스, 핵 폭발 시퀀스, 15년 전의 스나이퍼 미션 등을 포함한 전체 미션들과 그대로 이어지는 엔딩까지 어느 한 곳 버릴 부분이 없더군요. 이러한 점들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전장에 던져진 병사라는 느낌은 더욱 더 강해졌고요.
이러한 부분들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몇몇 장면들에서는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합니다. 이전 포스팅했던 DEFCON에서 맛봤던 바로 그런 입안에 쓴 맛이 돌게 하는 그런 것 말이죠. 고어한 연출이나 잔인한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깊게 파고든다고 할까요.
정리하자면 이번 COD4는 정말 훌륭한 게임입니다. 올해 나온 FPS들 중에선 가장 뛰어난 게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죠. 아니, 올해 나온 게임들을 통털어도 분명 탑클래스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멀티는 플레이 못 했습니다만 이 부분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도 좋은 걸 보면 충분히 기대할 만 할 듯 하군요. 만약 FPS로 인한 멀미 증세가 있거나 FPS에 대해 전혀 흥미가 없는 분이 아니라면 여러 의미에서 플레이해보길 권하고 싶은 그런 게임입니다.
NOT DiGITAL
comment
세금독촉 4탄이군요. FPS는 레인보우 식스 이후로 해보질 않아서.... 서바이벌은 그나마 좀 하는데 FPS같은 게임은 영;;;
난이도 조정도 가능하고 하니 한 번쯤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영화본다는 기분으로 말이죠. :-)
NOT DiGITAL
베테랑 난이도로 올리면 수류탄호출 4로 변한다는 그것이군요[..] 오늘 AC06을 팔아서 북미한정판을 주문할 생각입니다-_-;; 멀티베타시에 호응이 굉장히 좋은 편이었는데 라이브 골드계정을 더 질러야 할것 같아 또 걱정[..]
1년 내내 라이브 골드 계정이라 그런 점은 좋군요. 정작 멀티 플레이는 별로 안 한다는게 문제지만... --;
NOT DiGITAL
의무의 부르심은 항상 이야기는 듣지만 컴퓨터가 안 되거나 콘솔이 없어서 못하고 마는 게임으로 기억에 남아있지요 OTL
전 지금 4를 풀 옵션으로 돌려보고 싶어져서 컴퓨터 업글이 무척 땡기고 있습니다. -ㅅ-
NOT DiGITAL
....단 하나의 문제라면 1시간하고 쉬어줘야 된다는 것...아, 3D멀미...
생각보다 FPS에 멀미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아무튼 멀미 안 일으킨다는 게 참 행복~ >.</
NOT DiGITAL
그렇지! 자네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듯 하군. 전 시리즈도 그렇지만 이번 시리즈는 정말 마음에 들어버렸다네. 특히 엔딩에서의 그 연출이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너무 수동적인 엔딩도 아니고, 손수 밥 짓고 퍼야 하는 니가 알아서 해라 식의 엔딩도 아니라서 마음에 들더군. +0+b
P.S : 12월초까지는 바쁠 듯 한 게 이번 주말은 힘들 듯 허이. 미안하구먼 ;ㅁ;rz
그런 점이야말로 COD 시리즈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 이런 부분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앞으로 나올 후속작들 역시 기대되는 점이고.
주말에 바쁘면 어쩔 수 없지. 나중에 언제 시간내서 보세. :-)
NOT DiGITAL